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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 북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유리한 조건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윤석열 정권>
    북한정책 2022. 10. 5. 08:05

    북한이 10월 4일 오전에 사거리 4600km정도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화성12호로 추정하는 모양이다. 일본열도를 넘었기 때문에 일본이 화들짝 놀란 모양이다. 한국이나 일본 마찬가지로 회의를 소집하고 미국과 대응태세를 강화한다고 시끄럽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이런 행동이 국제정치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를 계산하는 일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크게 보아 세가지 정도다. 

     

    첫째는 이번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시점이 절묘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 즉 UN의 대응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향후 유엔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세번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발표가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한국은 중거리미사일로 발표를 한 것이다. 

     

    먼저 첫번째 발표시점에 대한 문제부터 먼저 생각해보자. 북한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한국과 일본을 규합하는 과정에 중거리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대만전쟁과 관련한 요구에 그냥 따라가는 상황이었고, 한국은 대만사태보다 북한의 위협을 더 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버티는 양상이었다. 미국은 해리스 미부통령을 한국에 보내 한국에 대만작전에 가담하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로 인해 일본은 대만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이 위협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인식하게 되었고, 한국은 대만문제보다 북한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미국에 항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북한은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로 미국이 추진하던 대만 군사위기 구상에 타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이번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가 천군만마임에 틀림없다. 

     

    두번째 유엔 안보리의 대응에 관한 문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의 무력함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시점이 될 것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유엔안보리에서의 추가적인 제재나 결의안 채택도 어려울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이번 도발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제재결의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러시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엔 안보리가 자신들이 정한 결정을 대놓고 무시하는 북한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한다는 것은 유엔이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유엔이 무력화되면 국제사회는 무정부 사회로 다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국제정치적인 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지고 처리될 것인지도 중요한 관찰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국제정치사회는 오로지 힘이 좌우하는 원시사회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 유엔의 무력화는 새로운 국제사회질서가 형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번째는 미국과 한국의 탄도미사일 발표차이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미국은 이번 북한의 도발을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몰아가려고 할 것이다. 미국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발표한 이유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은 앞으로 복잡하게 돌아갈 것이다. 북한의 이런 도발을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몰아가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도발을 빌미로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할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후 아직까지 원래대로 복원되지 못한 한일 군사정보협정(지소미아)을 되돌려 놓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윤석열 정권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조성된 유리한 조건을 이용하지 못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끌려갈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말한 것처럼 북한의 당면한 위협을 주장하면서 대만사태에 발을 담그지 않으려는 당연한 노력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오히려 미국은 한미일의 결속을 강화하면서 이런 체제를 대만군사위기에 이용하려 할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번 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미루어짐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제대로된 대응방향을 모색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저 한미대비태세와 도발에 대한 응징만 외치는 것은 전략적 사고의 부족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국회의 대응이다. 정권의 성격이 그렇다는 점은 어쩔 수 없다. 야당이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야당이 대만사태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고 주한미군도 대만사태에 참전하지 못하도록 요구해야하는데 그런 당연한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언론과 국회 그리고 한국의 지식인 사회까지 정말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주인으로 살지 못했던 습성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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