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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8-28 오염수 방류로 드러난 친미와 친일, 그리고 남북의 체제경쟁과 정통성 문제
    국내정치 2023. 8. 28. 08:58

    한국의 역대정부는 친미와 친일을 일정하게 구분했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와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돈을 받아 경제건설을 하면서도 일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자 했다. 친미는 당연했다. 역대 정권이 친미를 표방하면서도 친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한 것은 남한의 정통성 문제 때문이었다. 남한이 친미를 표방해도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은 북한의 정부수립과정에 소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남한의 친미는 정통성 논쟁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북한이 해방이후 그리고 한국전쟁이후 소련과 중국의 영향력에서 완전하게 벗어났지만 남한의 친미문제는 정통성에 별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남한에서의 친미는 형식적으로는 자주의 상실 혹은 포기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눈부신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점에서 내용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친미 문제가 서서히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은 그것이 더 이상 내용적인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 문일 것이다. 삼성전자 공장을 미국에 만들라고 하는 것이나, 2차전지 공장을 미국에 만들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런이유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한국이 그동안 피땀흘려 쌓아 놓은 기술을 훔쳐가려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중국 및 러시아와의 교역에 제한을 가하면서 한국경제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연말이 되면 한국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어용적 주장에 불과한 것 같다. 나같은 문외한이 보아도 지금같은 상황에서 경제가 좋아질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아무리 상품을 만들면 뭐하겠는가? 팔수 있는 곳이 없는데. 시장이 없으면 상품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오히려 생산이 짐이 될 뿐이다. 

     

    친미와 달리 역대정권이 친일을 극도로 조심한 것은 북한의 존재 때문이다. 여전히 남북한은 체제경쟁을 하고 있다. 혹자는 남한이 경제적으로 북한과 비교할 수 없이 발전해 있으니 체제경쟁에서 이긴 것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동안 미국 일극체제의 국제정세하에서 남한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했다면, 앞으로는 북한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악의 시간을 지났다. 즉 죽음의 계곡을 지났다는 말이다. 브릭스 체제처럼 미국을 배제한 국제정치질서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다. 이제 서서히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도 형성되고 있다. 

     

    남한과 북한의 본격적인 체제경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남한과 북한의 체제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친일문제다. 남한은 친일을 청산하지 못했고, 북한은 일제를 청산했다. 남한은 여전히 친일부역자의 후손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정권이 일본문제에 조심한 것은 현실은 친일부역자의 후손이 남한을 주도하고 있더라도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정통성 혹은 정당성이 극도로 훼손되기 때문이었다. 

     

    문재인정권 들어서 이상한 분위기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문서에 미-일-한의 순서를 수요하면서 한미일관계를 근본적으로 중요한 관계라고 규정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권은 앞으로는 일본에 맞서는 것 같았지만 그 뒤에서는 오늘날 윤석열 정권이 이렇게 마음껏 친일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권의 친일적 태도는 미국의 힘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하겠다. 그래서 바이든은 일본과 한국을 화해시킨 것을 자신의 치적이라고 밝힌 것이다. 사실 한국과 일본을 화해시킨 것이 아니라 바이든은 한국의 일방적인 양보와 굴욕을 강요한 것이다. 

     

    미국은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도무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남한에서 친일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나면 결국은 남북한의 정통성 혹은 정당성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런 문제는 결국 친일과 결이 다른 친미의 기반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문제로 이미 윤석열 정권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지나버렸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충분하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앞으로 백년동안 오염수 문제로 시끄러울 것이다. 

     

    일부에서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과학적이란 말을 사용하려면 그 과정과 절차 검증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IAEA이름으로 발표했다고 과학적이라고 해서는 안된다.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측에서 요구하는 검증을 받아야 과학적이라든지 객관적이라든지 하는 말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문외한이 보아도 핵원자로가 깨져서 치명적인 핵종이 오염수에 포함되어 있는데 그것이 소위 일본이 말하는 ALPS 장치에 의해 제대로 여과된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 

     

    윤석열 정권은 친일문제를 정면으로 드러낸 것은 물론이고 친일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 같다. 박정희는 반공을 국시도 삼는다고 했는데, 윤석열은 친일을 국시로 삼는다고 밝힌 것이나 마찬가지다. 윤석열이 8.15 경축사에서 난데 없이 공산주의 운운하고 육사에서 홍범도 장군 동상을 철거하는 짓을 일으키는 것은 친일과 반공을 같은 국시의 수준으로 격상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석열의 친일문제는 대외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남한 정부 수립과정에서 누적되어 왔던 친일문제를 표면으로 끌어 올리면서 스스로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극적으로 훼손시켜 버린 것이다. 윤석열 정권과 같은 친일 태도를 취할 것 같으면 남한이 굳이 독립정부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하겠다. 그냥 일본의 부속국가나 미국의 일개 주로 편입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리고 안보라는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다. 현재 남한의 주류세력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남한정부는 북한과의 역사적 정당성 문제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것이다. 한반도에서 역사의 주도권이 서서히 북한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비용을 치르지 않고 지나가는 것은 없다. 잘한 것은 그냥지나가도 잘못한 것은 반드시 비용을 치뤄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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