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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8 남북간 상호 통일전략에 대한 개관, 남북 경제안보 동맹의 필요성 측면에서 >북한정책 2023. 1. 18. 10:44
문재인 정권당시 남북관계를 안정시킬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으나 모두 무산시키고 말았다. 전적으로 문재인이 자신의 남한내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남북간 관계개선과 평화의 제도화 기회를 모두 날려버린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은 어떤 벌로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씻을 수 없을 것이다. 남북관계란 70년 이상의 상호 반목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다. 이벤트성 행사도 누적된 모순이 해소되기 어렵다. 오히려 섯부른 접근은 모순과 반목의 누적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문재인은 누적된 반목과 모순을 해소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를 배신하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말았다.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것인가를 고민하기전에 과거에 우리는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남북모두 남북관계에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추진하는데 모두 실패했다. 해방이후 남북한은 모두 무력통일을 부르짖었다. 한국전쟁은 결국 남북할 것없이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잘못된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동안의 연구에 의하면 한국전쟁은 스탈린의 총괄적인 기획에 중국과 북한이 놀아난 것이라고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전쟁의 기원에 대한 많은 논쟁도 러시아 외교문서의 개방으로 상당부분 정리되었다.
전쟁사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접적인 원인, 즉 그 배경이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의 분단을 초래한 미국의 남한지역 진출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원래 한반도는 소련이 진출하기로 미국과 소련이 상호합의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상황에서 미국이 합의를 깨고 남한지역으로 진출하겠다고 소련에게 요구했다. 소련은 반대급부로 일본 북부지역에 진출하려고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물론 미국은 한반도의 38도선 이남에 진출하자, 일본 북부지역으로 진출하겠다는 스탈린의 요구를 거부했던 것이다.
이렇게 보면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것은 미국과 소련의 이해관계 조정의 산물인 것이다. 만일 미국이 남한으로 진출하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소련 점령하에 들어가면서 분단은 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랬다면 민족상잔의 비극적인 한국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역사에 가정이란 무의미하지만 만일 그랬다면 한반도는 1990년 냉전종식과 함께 동유럽과 비슷한 길을 걷거나, 지금의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길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한국전쟁의 직접적인 책임은 북한에 있다. 북한이 남침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하지만 남한의 이승만 정권도 전쟁발발에 상당부분 역할을 했다. 아마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지 않았으면 이승만 정권이 전쟁을 일으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더 공세적이었다. 1949년 38선은 전쟁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전개되었다. 남북간 인명피해 규모만 따지자면 전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은 북한 김일성의 남침이지만, 이승만 정권도 거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말이다. 전쟁을 막을 만한 민족내부의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다.
한국전쟁이 끝난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북한은 한국전쟁의 어두운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북한 모두 통일을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남북통일은 또다시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초래할 뿐이다. 남한이나 북한의 통일정책은 상대방을 제거하겠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한 맥락이다.
북한은 21년 1월 노동당 규약을 개정하기 전만해도 적화통일을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서 적화통일이란 기본적으로 무력통일로 남한의 정부를 제거한다는 것이라 하겠다. 비록 최근 노동당 규약을 개정하여 평화통일을 추구한다고 했지만, 노동당 규약의 문구수정만으로 북한의 남한 정권과 정부의 제거라는 목표를 포기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북한이 어떤 소리를 해도 남한 인민의 대다수는 북한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시점에서 북한의 평화통일에서 평화란 강력한 핵무장으로 미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발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도 북한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무너뜨리겠다는 점에서는 같은 입장이라 하겠다. 남한의 주도세력들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흡수통일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강력한 경제력으로 북한을 흡수해서 남한과 같은 시장경제체제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남한의 진보 보수세력 모두 북한을 흡수통일하겠다는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대중으로 대표되는 진보세력들은 남북경협으로 북한 경제를 서서히 변화시켜 결국 시장경제체제도 변모시킴으로써 북한의 정치권력을 약화시켜 마침내 통일로 가겠다는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평화는 덤일 뿐이다. 보수세력들은 북한을 철저하게 고립시키고 경제를 악화시켜 북한이 내부적인 모순이 누적되어 인민들이 더 이상 살수 없다고 인민봉기를 일으켜 북한체제를 변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남한 보수세력들은 북한이 마치 1990년대 동구의 재판으로 만들겠다는 시대착오적 생각을 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은 이렇게 누적된 역사적 모순을 어떻게 해소하는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현재 남북관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누적된 역사적 모순에 미국 중심의 일극적 세계체제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남북이 봉착하고 있는 국제정치적 환경이 극심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남한에게 점차 불리하고 북한에게 점차 유리해지고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의 변경이 남북관계의 불안정성을 증폭한다는 점이다. 이런 불안정성이 제2의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되지 않도록 남북은 민족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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