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27 윤석열의 미국유일사상과 반북주의에 대한 비판 >국제정치 2022. 9. 27. 09:18
윤석열의 최근 인터뷰를 보면서 그의 대외정책을 미국유일사상과 반북주의라고 규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생각은 일종의 이데올로기화되어있는 상황이다. 그의 말을 보건데 그는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내내 어떤 경우도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고의 경직성은 국익에 큰 해악을 초래한다. 윤석열이 지닌 사고의 경직성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정권 출범과정부터 미국의 영향력이 상당히 작용했지 않았나 하는 의심과 더불어 그가 살아온 검사로서의 이분법적 세계관이 복합적으로 작동했다고 본다.
앞으로 5년은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시기다. 이런 시기에 윤석열 같은 이데올로그가 권력을 장악한 것은 국가적인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이 권력을 잡도록 용인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다. 부패한 운동권이 윤석열을 만든 것이다. 만일 더불어민주당이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 절대로 윤석열같은 인물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더불어민주당은 해체해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인민은 윤석열이 미국을 위해 한국을 희생하는 정책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의 정책과 주장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한다. 그래야 윤석열 정권의 해악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이 25일 미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시스템을 받아 들이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미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수용하여 이제까지 발전해 온 결과다. 새삼스럽게 미국의 시스템을 받아 들이니 아니니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한국의 시스템은 이미 미국의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 더 이상 미국 시스템 운운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국의 현대사에서 미국시스템과 가장 대척점에 있었던 때가 박정희 시대다. 박정희는 소련에서 사용했던 국가개발계획들 차용했다. 그런 점에서 가장 반미국적 국가시스템을 도입한 정권은 박정희라 하겠다. 그 이후의 정권은 모두 미국의 시스템을 받아 들였다. 전세계에서 한국은 가장 미국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나라다. 미국 이외에 한국정도로 미국시스템을 수용한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시스템을 받아 들인다는 윤석열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좋게 보면 미국에 대한 호의적인 생각을 표현한 외교적인 수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보면 윤석열이 국가운영 방향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이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왜곡되어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이 미국의 시스템을 받아 들인다고 말한 것은, 다시말해 지금까지 한국의 시스템이 미국의 시스템이나 가치관과 상이하다는 현실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윤석열은 현재의 한국의 시스템을 어디와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윤석열의 발언은 문재인이 친중정책을 추구했다는 태극기 부대의 주장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윤석열이 생각하는 미국시스템이란 한국은 미국이외의 다른 국가와는 절대로 중요한 관계를 맺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미국유일사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국익에 따라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등 누구와도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한국이 추구하는 선린외교다. 한국은 교역을 통해 살아가기 때문에 교역에 이익이 된다면 어떤 국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윤석열은 국익중심의 대외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오로리 미국유일사상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문재인 정권은 절대로 친중인 적도 없었고 친북인 적도 없었다. 문재인은 철저한 친미정권이었고 북한을 국내정치에 이용해 먹었을 뿐이다. 이런 사실을 모를리 없는 윤석열이 미국시스템 수용 운운하는 것은 아마도 현재 진행중인 국제정치적 소용돌이속에서 앞으로 친미적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중국과 거리를 두겠다는 생각을 보여준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 또는 미국과 중러간의 대결구도속에서 한국사람들은 첨예하게 갈라진다. 한쪽은 미국의 편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방향은 중러의 입장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러의 입장을 중시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미국과 관계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에 너무 편향적으로 가지말고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정도의 입장을 것이다. 만일 미국을 무시하고 중러의 입장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그에 불과하다. 이데올로그들에게 대외정책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이 미국유일사상이든 중국유일사상이든 마찬가지다.
필자가 이제까지 중국이나 러시아를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미국을 무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균형을 맞추어 가자는 의미다. 누차에 걸쳐 언급했지만 필자 역시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세가 격변할 때는 기존의 동맹관계를 함부로 바꾸어서는 안된다. 중요한 국가들과 기본적인 관계를 유지하되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행동공간의 여지를 좀 더 확대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윤석열이 한미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은 한미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와 같이 우리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나라들을 적대시하고 있다. 미국과 관계를 강화한다고 해서 중국 및 러시아와 꼭 적대적인 관계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윤석열의 한계이다. 검사로서 살아온 삶의 방식이 정치의 영역, 특히 국제정치적인 영역에서 국가의 이익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아직까지도 우리의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에 대해 굳이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발언을 할 필요가 어디에 있겠는가? 미국과 중국이 서로 갈등하고 패권을 다투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굳이 어느 일방의 편을 들 필요는 없다.
한국사람 중에서 미래 중국의 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는 중국의 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남한과 북한이 먼저 손을 잡고, 그 다음에 일본과 다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남북이 서로 갈등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한일간 협력이란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다. 일본이 한국을 대등한 상대로 보지 않는데 무슨 한일간 협력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일본은 한국을 자신의 하위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다. 남북이 갈등관계를 해소해야 일본이 한국을 진정한 파트너로 받아 들일 수 있다.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의 덩어리에서 떼어내지 못하면 한미일이 아무리 군사동맹을 맺는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을 적대적인 상대로 두는한 미국은 동북아지역에서 절대로 힘의 우위를 차지할 수 없다. 미국의 레이건 항모의 부산 입항에 때를 맞추어 북한은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하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항모를 동원했지만 동해안쪽으로도 배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미국항모는 동해안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항모는 동해안쪽으로 들어가지도 못한다.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언제 미국항모를 타격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북한은 핵무기 사용에 대한 지침을 공개했다. 미국이 항모전단을 동해안으로 올리면 북한으로서는 핵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는 충분한 핑계거리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일국의 안보에서 군사는 부분에 불과하다. 안보는 협소한 군사적인 사고방식을 벗어나 경제와 외교를 포함한 포괄적인 사고능력을 가져야 제대로 지켜질 수 있다. 윤석열이 말하고 있는 안보는 군사적인 측면에서 매우 협소한 부분만을 의미하고 있다. 안보를 지킴에 있어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군사우선주의적 사고방식이다. 현재에 남북관계에서 힘으로 평화를 지킨다고 할 수 있는 단계는 넘어 버렸다.
윤석열은 이데올로그다. 이데올로그라고 하는 이유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실을 왜곡해서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교정하는 것은 인민의 힘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기 위해 인민의 힘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할 수 없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해체하지 않으면 윤석열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국제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1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미국에 대한 나비효과 > (1) 2022.10.01 < 9-29 미국제국에게 있어서 독일의 전략적 가치의 역사적 변화과정 > (1) 2022.09.29 < 9-25 현재 진행중인 국제적인 사건을 보는 관점에 대해, 선전선동의 문제 > (1) 2022.09.25 <9-24 러시아의 부분동원령,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 (0) 2022.09.24 <9-16 스웨덴 총선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 것은 ?> (0) 2022.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