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7 심상치 않은 푸틴의 발언과 결정적 시점의 도래 가능성

푸틴이 10월 5일 개최된 러시아 전문가회의 ‘발다이 포럼’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러시아가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조하겠다는 말과 함께 주목을 끈 것은 핵추진순항미사일 ‘브레베스니크’의 개발성공에 관한 것이다. 핵추진순항미사일이란 순항미사일이 공중에 떠 있다가 언제든지 상대방을 타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현존하는 거의 모든 미사일 탐지 및 요격 체제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사실상 선제타격이니 제2격이니하는 기존의 핵전략 개념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미 핵무기 능력에 있어서는 러시아가 미국보다 훨씬 앞서 있는 상황에서 이런 핵추진 순항미사일까지 개발을 했다는 것은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틴이 새로운 세계질서를 창조하겠다고 한 말은 앞으로 러시아가 전쟁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발다이 포럼에서 핵추진순항미사일을 발표한 것도 푸틴이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를 보여주기위한 의도가 아닌가 한다. 푸틴이 생각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란 미국의 패권적 지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현재 유럽 안보구도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나토의 해체나 무력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은 막바지에 들어섰다. 미국은 더 이상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재정적 지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빠진 자리를 유럽이 메꾸기는 역부족이다. 미국은 이를 메꾸기 위해 앞으로 한국에게 무기지원과 병력지원을 요구할지도 모른다. 윤석열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결정을 할 지는 미지수다. 적어도 대외정책에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여당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상원에서 개최된 북한핵문제에 대한 청문회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아마도 미국은 한국에게 북한핵을 억제하기 위한 소위 확장억제라는 것을 제공하는 댓가로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및 병력파견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든 우크라이나 전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1주일분 이상의 무기와 장비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압수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하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돈바스 지역 전선 전반에 걸쳐 러시아군의 국지적인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며칠간 나타나고 있는 전선의 변화는 그 이전과 조금 다른 것 같다. 러시아군이 언제든지 공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략적, 작전적, 전술적 상황을 모두 고려해 볼 때, 러시아가 전면적인 공세작전을 시작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러시아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푸틴이 전쟁의 목적을 새로운 세계질서의 창조라고 밝힌 것은 앞으로의 전쟁이 단순하게 우크라이나 점령만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폴란드는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당수의 병력이 용병의 형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었다. 최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게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은 식량수출문제로 인한 자국 농민의 반발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폴란드가 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미 전쟁상황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잘 파악하고 꼬리를 내리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하겠다. 문제는 이미 폴란드는 러시아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런 폴란드의 약점을 어떻게 이용할지는 전적으로 러시아의 결정에 달려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러시아는 이렇게 유리한 전략적 환경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적어도 폴란드와 발트 3국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핵추진순항미사일의 개발을 밝힌 것은 앞으로 러시아의 행동을 방해하거나 도전하는 국가에 대한 엄포이자 협박이다. 문제는 이런 엄포와 협박이 그냥 말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결정적으로 행동하게될 시간이 점점 더 가까워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