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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5 심상치 않은 유럽경제와 정치 그리고 중국의 대미주도권 장악카테고리 없음 2023. 9. 5. 08:54
유럽 경제가 심상치않다. 독일이 위험하다는 소리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독일이 여태까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는 러시아로부터 값싼 에너지를 들여왔기 때문이다. 값싼 에너지야말로 독일 경쟁력의 원천이었다고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독일에 사민당 정부가 들어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숄츠도 처음에는 애매모호한 입장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급작스럽게 친미로 기울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했다. 전임 메르켈은 트럼프와 갈등관계였다. 사민당과 녹색당의 독일은 친미 우크라이나 전쟁지원으로 선회하면서 점점 경제적인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이점은 전쟁 처음시작할 때부터 지적했던 문제다.
한국의 언론은 독일이 중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경제 침체를 겪게 된다는 투의 보도를 하고 있다.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경제의 제목은 “中·러와 밀착한 대가…獨 엔진 꺼진다”이다. 이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독일은 중러와 관계를 멀리하면서 그 대가로 자신의 경제엔진을 꺼뜨리고 있는 것이다.
기사에서 중국 경제의 하락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국제무역이 퇴조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수급과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힘의 논리를 앞세우며 경제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힘의 우위와 강한 달러를 앞세운 미국 경제는 호조를 보이는 반면, 미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중국의 하락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기사는 전형적으로 한쪽만 보고 다른 한쪽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경제는 미국 경제와 상당히 다르다. 미국은 경제가 정치를 장악하고 통제하지만 중국은 정치권력이 경제를 통제하고 있다. 경제체제가 다르다. 중국의 경제가 하락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완전한 오판이다. 지금 중국은 그동안의 경제체제를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 악화가 중국 경제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다는 것이 중국 전문가들의 평가다.
게다가 미국 경제는 올해 후반기부터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미국 경제의 호황은 주변국을 빈궁화시켜서 자신만 살겠다는 근린궁핍화 전략의 결과일 뿐이다. 이런 이기적 전략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 봉쇄를 무력화시켜버렸다. 화웨이가 고성능 반도체 자체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7나노급이라고 한다. 앞으로 한국의 반도체 산업도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자체 시장만으로도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아마도 애플도 시장 점유율을 심각하게 상실하게 될 지 모른다. 중국은 이미 다음 혁신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전기차를 위한 원자재 시장을 완전하게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중국과의 경쟁에서 졌다. 중국은 국가주도 경제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것이다.
중국의 방법이 박정희식 방법이라는 것이 아니러니하다. 한국은 국가주도 경제발전의 모델을 제시했지만 이제는 그런 동력을 상실했다. 한국이 앞으로 경제발전을 해 나가려면 과거와 같은 국가주도의 발전방식을 채택해야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현재의 방법으로는 변화하는 세계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럽의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것은 독일의 경제침체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의 영향력 상실이다.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우월적 지위를 유지했다. 그것은 제2차 대전승전국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드골의 독자적인 정책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사르코지 당시 프랑스은 나토에 재가입했다. 당시 왜 재가입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그 이면에 뭔가 이해관계가 오고갔을 것이라고 추측은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볼때 리비아의 가다피 축출때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자신들의 독자적인 통화인 SFA를 유지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것은 추정만 가능할 뿐이다. 아마 외교문서가 공개되려면 앞으로 수십년 아니 수백년이 결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당대사를 살펴보는데 있어서 근거가 없으면 사실이 아닌 음모론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하기도 하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민족해방운동 성격의 쿠데타가 연이어 일어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물론 그동안 누적된 프랑스의 경제적 착취에 대한 반발의 성격이 가장 크겠지만, 미국이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의 우월적 지위를 지원하지 않거나 보장해주지 못해서인 경우도 적지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주적인 체제로 전환하면 프랑스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프랑스의 여유와 부는 아프리카에 대한 착취의 결과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유럽 경제의 두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위험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 미국이 유럽경제를 무너뜨리고 그 자리를 미국이 차지하려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었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행동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유럽을 준식민지화, 즉 과거의 중남미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바가 있었다. 유럽 경제의 붕괴가 미국의 그림인지 아닌지와는 상관없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문제는 유럽 경제상황의 악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유럽 경제의 악화는 미국에게 기회도 되겠지만 위기도 된다. 문제는 미국 시장의 확대라는기회보다 위기가 먼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금융체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접어들면 즉각적으로 미국의 금융자본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아직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유럽경제의 악화는 어쩔 수 없는 수순으로 진행되는 것같다. 그런 여파가 미국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가 관건일 것이다. 유럽이 모두 다시 중국에게 손을 벌리는 형국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의 기사와 달리 이미 세계 경제의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