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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1, 왜 패권국가의 생명은 점점 더 짧아지는 것일까?>카테고리 없음 2023. 4. 1. 11:16
우리가 패권국이라고 할 때 그 패권국의 정의는 일정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즉 근대사 이후 자본주의가 세계적 규모로 확산되었을때 그 정점에 있는 국가를 의미한다 하겠다. 공부가 부족해서 패권국에 대한 정의에 대한 탐구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패권국이라는 정의도 매우 자의적이다. 패권국가에 대한 정의가 있으면 보충해주면 감사하겠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세계적 규모로의 확산이라는 점에서 최초의 패권국가를 모두 네덜란드라고 생각한다. 그 이전에 신항로를 개척하고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연결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패권국가라고 하지 않는 이유도 그들 국가가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세계적 규모로 확산되기 전에 활동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여하튼 우리는 패권국가의 계보를 네덜란드-영국-미국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이들 패권국가의 계보를 조금만 들여다 보면 뭔가 이상한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시간이 가면서 패권국가의 사이즈가 커진다는 것이다. 영국은 네덜란드보다 인구와 영토가 크고 미국은 영국보다 영토가 크고 인구가 많다. 또 다른 차이는 시간이 가면서 패권국가들이 패권을 유지하는 기간이 축소한다는 것이다. 가장 작은 국가였던 네덜란드가 패권을 유지한 기간이 제일 길었고, 그다음에 영국이었고, 현재 패권국인 미국은 지금의 상황으로보아 영국보다 패권 유지기간이 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패권이 붕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패권이 무너지는 기간은 수십년간에 걸쳐 이루어졌다면, 미국의 패권이 무너지는 기간은 그보다 훨씬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왜 시간이 지나면서 패권국가의 생명이 짧아지는 현상이 발생할까? 그에 대해서는 필자도 당장 답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마도 많은 요인이 상호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학문적인 연구와 접근이 필요한 영역이 아닌가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소위 패권국가들이 국부를 확충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이 아닌가 한다. 패권국가는 외부에서 이익을 끝임없이 국내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국가가 크고 인구가 많으면 많을 수록 오히려 그 생명이 짧아질 수 있지 않을까 추정을 해본다. 미국이 패권을 상실하는 과정은 수수께끼와 같다.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패권을 구축했으나 가장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이라면 하지 말아야 할 실수의 연속이 미국의 패권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전략적인 자살이라고 밖에 하기 어렵다.
한편, 우리가 말하는 패권국과 달리 전통적인 강대국들의 생명은 매우 길었다. 로마와 중국 인도와 같은 나라들은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기간이 길었다. 아마도 그것은 그들이 국가의 국력을 내부에서 충당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패권국가들이 교역을 통해 외부에서 전리품과 잉여수익을 국내로 가져온다면, 전통적인 강대국들은 국부의 생산을 외부에서의 교역보다 내부에서의 생산에 의존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일종의 가설인데, 이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는 경제학적인 접근과 해석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에 미국의 패권이 위협을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는 이야기를 했다. 필자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단순하게 미중패권경쟁이란 용어를 사용했지만 최근 국제정치적 움직임을 a살펴보면 미국의 패권약화와 붕괴가 중국의 패권국 지위확보라는 결과를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국 경제가 미국을 능가하더라도, 그것이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여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정상을 차지했다고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경제는 자본주의 처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자본주의적 정치경제질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중국에게 자본주의는 수단에 불과하a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패권적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세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그리고 살아왔던 것과 전혀 다른 국제정치적 경제적 질서를 구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자본주의 체제는 필연적으로 해양세력이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브릭스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내는 질서는 해양적이라기 보다는 대륙적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다. 그렇다면 대륙적 국제정치 경제적 질서는 우리가 생각하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낼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정치질서는 자본주의적 경제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그릇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경제체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면 자연히 자유민주주의 정치질서도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최근 브릭스 국가들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이란, 인도 등과 같은 나라의 정치질서가 자유주의적이라기 보다는 일정정도 권위주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경제적인 측면과도 일정정도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면 그동안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치가 틀렸다고 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