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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3-9 미국 정보기관이 노드스트림 2 파괴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이유는?>
    카테고리 없음 2023. 3. 9. 13:10

    22년 9월말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지하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1,2 4개의 관중에서 3개가 폭파되었다. 노드스트림 폭파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었다. 트럼프 전대통령부터 바이든 현대통령까지 독일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노드스트림에 불편한 기색을 수차례에 걸쳐 내비쳤기 때문이다. 사건이 발생하자, 유럽은 말로만 조사를 한다고 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러시아는 미국과 영국이 연합해서 노드스트림2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 같던 노드스트림2 파괴사건에 본격적으로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3년 2월 8일 퓰리처 상에 빛나는 탐사전문 보도 기자인 세이무어 허쉬 전NYT 기자가 미국 정부가 직접개입했으며 그 결정과정에 바이든 미대통령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 행정부가 8개월에 이르는 기간동안 직접 기획하고 준비했으며 결행했다는 것을 밝힌 것은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서방의 언론은 허쉬 기자의 보도 내용을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 것은 3월 7일 NYT가 미국 정보기관을 인용하여 노드스트림 파괴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 시점에서 왜 미국 정보기관이 노드스티림 파괴의 배후를 우크라이나라고 밝힌 것은 매우 뜸금없고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차 언급한 바 있지만 이상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를 찾아가는 것은 사람들의 합리적인 의심이다. 당대에 벌어지는 일들의 대부분은 신빙성있는 자료가 별로 없다. 이런 자료들이 세상에 나오는 것은 짧으면 수십년 길면 수백년이 걸릴 수도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당장 자료가 없다고 해서 당대에 일어나는 일을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 평가와 판단의 가장 중요한 무기가 합리적인 의심인 것이다. 이런 합리적인 의심의 과정을 권력자들은 음모설이라고 폄훼한다. 

     

    상식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붉어질 수 있는 노드스트림 가스파이프 파괴에 대한 책임문제, 즉 손해배상의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쟁이 끝나는 방법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러시아의 군사적 점령,  두번째는 협상이다. 전쟁이 어떻게 끝나던 지금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노드스트림 가스관 파괴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당연히 노드스트림 가스관 파괴에 대한 피해보상을 해야한다. 러시아와 독일은 미국에 손해보상을 요구할 것이다. 

     

    노드스트림 파괴에 따른 피해보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천문학적 비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노드스트림 가스관 재건설 비용과 가스관 파괴로 인해 러시아와 독일이 피해를 본 것까지 손해배상에 포함될 것이다. 이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미리 우크라이나에게 책임을 떠넘긴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런 태도는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더 이상 책임질 수  없는 자에게 책임을 지우고 자기는 빠져나가는 것은 책임회피의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두번째는 독일의 반미분위기 고조 가능성 때문이다. 아직 독일 내부에서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독일이 지원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점점 그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전쟁을 통해서 독일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독일이 오늘처럼 부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러시아로부터 값싼 에너지와 원자재를 용이하게 수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들여오지 못하면서 독일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 가스가 들어오지 않자 독일은 울며겨자먹기로 몇배나 비싼 미국산 LNG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독일 주민들의 미국에 대한 불만이 서서히 높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독일 주민들의 반미감정이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잘못되는 한이 있더라도 독일은 미국편에 유지해야 한다. 이럴 경우 미국은 점증하는 독일의 반미감정을 누그러 뜨리기위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우크라이나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국이 그렇게 해도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는 말한마디 하기 어려운 처지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미국이 자신의 책임회피를 위한 행동이 중국의 강력한 비난에 뒤이어 나왔다는 점이다. 국내 언론에서는 별로 많이 보도되지 않았지만 중국 외교부는 허쉬 전NYT기자의 폭로이후 공식적으로 노드스트림 가스관 파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강조해왔다. 중국이 이렇게 공세적인 태도로 나온 것은 당연히 독일 주민들의 반미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시도라고 하겠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이런 공세에 더 이상 입다물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노드스트림 파괴에 대한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린다고 해서 그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이 종결되거나 종결되는 과정에서 노드스트림 가스관 파괴문제는 심각한 이슈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두드러지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전쟁이 종료되는 과정에서 이번 노드스트림 가스관 파괴는 미국과 독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그냥 넘어갈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고 패권국으로서의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면 그동안 별로 대단하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 마치 폭포처럼 미국에게 쏟아질 것이다. 노드스트림 가스관 파괴가 대표적인 사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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