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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6 제2차세계대전이후의 전쟁과 미국의 패권약화 과정>카테고리 없음 2023. 3. 6. 12:37
이제까지 제국은 전쟁을 통해서 패권을 잡았다. 7년전쟁은 네덜란드의 패권을 두고 영국과 프랑스가 서로 쟁패를 겨누는 사건이었다. 프랑스는 이전쟁에서 패배함으로써 세계 패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인도와 미국 13개주 이동지역을 영국에 넘겨준 프랑스는 다시는 패권적 지위에 도달하지 못했다. 나폴레옹의 등장으로 잠시 반짝거렸으나 역사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제1차 세계대전은 독일이 영국의 패권적 지위에 도전했던 전쟁이다. 독일의 도전은 실패했고 영국은 불안한 패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제2차세계대전은 영국의 패권이 미국으로 전환되는 계기였다. 미국과 영국이 함께 독일고 전쟁을 했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제2차세계대전으로 영국의 패권이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제국에게 전쟁은 매우 유용하다. 막대한 전리품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으로 자본주의 패권국가로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전리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영국과 소련에 막대한 무기와 상품을 팔았고 그 이득을 남겼다. 무기대여법을 통해 무기를 제공했지만 결코 공짜가 아니었고 막대한 이자수입을 누릴 수 있었다. 미국이 1929년 시작된 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제2차세계 대전 덕분이었다.
미국은 전쟁으로 패권적 지위를 확보했지만 전쟁으로 패권적 지위를 상실하는 과정에 처해있다.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이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뤘고 다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은 실질적인 교전당사국이나 마찬가지다. 젤렌스키는 미국의 얼굴마담에 불과하다. 전쟁은 전리품을 거둘 수 있는 매우 이익이 많이 남는 장사다. 승리하는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패배하면 손해가 막심하다. 일반적으로 패권국가들은 전쟁을 통해 성장을 했기 때문에 전쟁을 계속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전쟁은 미국이 패권을 장악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이제는 패권이 약화되는 계기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은 승리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상황에 처했다. 한국전쟁에서 미국은 비록 전리품을 상실하지 못했지만 미국 전반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지 않았다. 제2차세계대전으로 축적한 전리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91년 걸프전을 제외하고는 미국이 치른 그 어떤 전쟁도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못했다. 다시 말해서 전리품을 챙기지 못하고 손해를 보았다는 말이다.
미국에게 가장 타격이 컸던 전쟁은 베트남 전쟁이었다.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은 금태환 정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후 미국이 겪게 되는 국제정치와 국제경제에서의 어려움은 바로 베트남 전쟁에 너무 지나치게 많은 돈을 썼기 때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전에서의 패배는 미국이 더 이상 안정적인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91년의 걸프전은 상당히 이문이 많이 남았지만 미국은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동시에 치르면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두 전쟁에서 2조달러 넘는 전비를 지불했으나 얻은 것은 별로 없었다. 미국 제국이 전쟁의 단맛을 잊지 못해서 계속 전쟁을 기획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전쟁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미국은 직접 참전하지는 않았지만 1년동안 1천억 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출했다. 전비의 규모는 직접 참전한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 많이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철수하자 마자 곧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 들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미국은 전리품을 확보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미국이 강력하다고 해도 이렇게 연이어 전쟁에서 패배하고 전리품을 획득하지 못하면 패권적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두가지다. 교역과 전쟁이다. 앞으로 전쟁을 통해 미국이 부가가치를 확보할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교역을 통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미국은 교역에서 중국에게 패배했다. 미국이 최근 중국과 경쟁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교역부문에서 중국을 꺽기는 쉽지 않다. 공급망에서 중국을 퇴출시키겠다는 방략은 오히려 미국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 패권 약화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많은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다음 전쟁을 걱정하는 것 같다. 미국의 합참의장이 직접 대만에서 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이 전쟁으로 전리품을 거두겠다는 관성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패권의 붕괴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교역과 전쟁 두가지 부분에서 미국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소요로 하는 재화와 자원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런 재화와 자원의 부족은 미국내 계층간 집단간 첨예한 갈등을 초래하고 결국 미국은 국가통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근 민주당 지지자와 공화당 지지자 간에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갈등과 반목도 이런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하원의원 한사람이 미국을 민주당 지지 국가와 공화당 지지국가로 나누자고 하는 발언을 한 것도 결국 그만큼 미국내 갈등이 심하고 통합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미국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늦었지만 손절을 하는 수 밖에 없다. 늦으면 늦을 수록 손실은 눈덩이 처럼 불어난다. 한국도 미국과 함께 그 손실을 같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