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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2-1 우발사태의 측면에서 본 러시아군의 장차계획 구상 전망>
    카테고리 없음 2023. 2. 1. 09:03

    이번 글은 중령급 이상으로 한국 합참이상에 근무하는 고급장교들을 위해 작성했다. 러시아군이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장차계획의 관점에서 어떻게 구상하고 대비하고 있을 것인가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장차계획은 art(술)의 영역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능력이 중요하다. 결국 전장을 지배하는 것도 창의성이다. 전쟁은 두가지 인간을 요구한다. 계획대로 실천해 낼 수 있는 강인한 인간형, 그리고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적인 인간이다. 대부분 군인은 강인한 인간형에 머물고 만다. 가장 많이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사고능력을 갖춘 유연한 인간이 필요하다. 클라우제비츠가 전장의 원칙을 바꿀 수 있는 인간형을 천재라고 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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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작전과 장차작전이 수로보킨 사령부의 주요과업이라면 장차계획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주요과업이라 하겠다. 현행작전, 장차작전, 장차계획과 같은 용어는 미군의 군사교리이다. 러시아도 용어는 다르지만 유사한 방식의 작전구상을 한다. 러시아군은 장차작전과 관련된 분야에 있어서 오히려 미군보다 훨씬 더 정교하게 계획을 구상하고 작성한다. 

     

    러시아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우크라이나 전쟁 총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은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 미국과 영국의 언론들이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 작전에서 실패하고 있기 때문에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에게 직접 지휘토록 했다고 하는데 이는 옳지 않은 평가다. 

     

    장차계획은 우발사태에 대응하거나 새로운 전투력으로 새로운 방향의 공격을 구상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운 방향으로의 공격에 대해서는 이미 언급한 바 있다. 필자는 크게 세가지 경우를 예상한 바 있다. 첫째는 벨라루스에서 키에프 방향으로 공격, 둘째는 오뎃사 방향으로 공격, 셋째는 돈바스 뱡향의 계속 공격이다. 

     

    러시아군이 우발사태로 상정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러시아 군 총참모부가 구상하는 우발사태는 크게 두가지 정도가 있지 않을까 한다. 첫번째는 나토군이 개입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폴란드 군이 리보프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진입하는 것이다. 이미 러시아는 이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장차계획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각각의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나토군 본격적으로 직접개입할 가능성이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는 않다. 그러나 러시아 입장에서 그럴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항상해야 한다. 사실상 미국과 나토는 용병의 형태로 이미 개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되었다고 알려진 이스라엘 정보부의 추산에 따르면 나토군의 직접 피해도 있었다고 한다. 나토군 장교가 234명 병사들은 2,458명이 전사했다고 추산했다. 여기에 나토국가 출신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용병도 5,360명 사망했다고 한다. 8000여명이 전사한 것이다. 

     

    이미 나토군이 상당한 규모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전황이 우크라이나 군에게 불리하게 되면 나토군이 은밀하게 더 많이 투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 군은 이런 소규모의 투입은 이미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나토군이 전면개입할 경우다. 

     

    두번째, 폴란드가 리보프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군대를 우크라이나 지역으로 투입할 가능성이다. 폴란드가 갈리치아 지방과 리보프에 대한 욕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폴란드 정치인들은 리보프 지역에 대한 욕심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지금 현재 우크라이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소련에 의해 찢겨나간 것과 비슷한 처리로 몰리고 있다. 

     

    폴란드가 갈리치아와 리보프 지역을 차지하는 문제에 대해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정권이 상당부분 양해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올 정도다. 폴란드가 군대를 투입하여 갈리치아와 리보프 지역을 점령하려는 시기는 아마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군의 저항을 물리치고 전역을 석권하기 위해 진격할 즈음이 될 것이다. 폴란드는 자신들의 버퍼 존을 확보한다는 명목으로 갈리치아와 리보프로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러시아로서는 그럴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먼저 핵사용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나토군이 전면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토군이 직접 개입하면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요즘은 미국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미국과 나토가 개입하면 본격적인 제3차세계대전이 발발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러시아는 핵전장으로 변해 폐허가 될 것이고 서구문명은 몰락한다. 서구 문명뿐만 아니라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사실상 지금은 인류가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두번째는 재래식 군사력으로 대응하려 할 것이다. 러시아는 나토군의 전면개입이나 폴란드군의 우크라이나 지역 일부 점령에 대비하기 위해 벨라루스와 군사관계를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상당규모의 러시아군을 벨라루스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때 벨라루스가 직접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고 하겠다. 벨라루스에서 우크라이나 종심으로 투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은 우크라이나 군의 전투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양동작전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러시아가 군규모의 확대를 검토하는 것도 바로 이런 우발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실제 위에 언급한 우발사태가 발생하면 러시아는 지금의 특수군사작전에서 전쟁으로 돌입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는 전시체제로 전환하고 국가자원을 전쟁을 위해 무제한적으로 투입하게 될 것이다. 

     

    만일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로 진출하면 러시아는 즉각 반격할 것이며, 벨라루스와 함께 폴란드로 진입할 것이다. 러시아는 그런 기회를 이용하여 폴란드 영토의 상당부분을 장악하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먼저 진입했기 때문에 러시아는 폴란드로의 진출에 대한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는 폴란드가 먼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기 때문에 나토의 자동개입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것이다. 만일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칼리닌그라드을 연결하는 상당한 폭의 회랑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떤 경우든 나토군의 직접 개입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기세를 몰아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나토 국가가 전쟁을 결심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미국과 나토국가들이 폴란드의 돌발행동을 억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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